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글제목	그 날이 오면 / 심훈作
작성일	2012년 04월 01일 16시 12분 58초
작성자	산운교회
게시판명	자유게시판

그 날이 오면, 그 날이 오면은 삼각산이 일어나 더덩실 춤이라도 추고 한강 물이 뒤집혀 용솟음칠 그 날이 이 목숨이 끊기기 전에 와주기만 할 양이면, 나는 밤하늘에 나는 까마귀와 같이 종로의 인경을 머리로 들이받아 올리오리다. 두개골은 깨어져 산산조각이 나도 기뻐서 죽사오메 오히려 무슨 한이 남으오리까. 그 날이 와서 오오 그 날이 와서 육조 앞 넓은 길을 울며 뛰며 딩굴어도 그래도 넘치는 기쁨에 가슴이 미어질 듯 하거든 드는 칼로 이 몸의 가죽이라도 벗겨서 커다란 북을 만들어 들쳐메고는 여러분의 행렬에 앞장을 서오리다. 우렁천 그 소리를 한 번이라도 듣기만 하면, 그 자리에 거꾸러져도 눈을 감겠소이다.